DIARY

2019.04.11

2017.01.22

 

주말 늦은 밤 눈이 오는 풍경을 조용히 바라보면서 사무실에 있자니 이런저런 생각이 듭니다.

눈오는 모습을 가족과 함께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르다가 문득 영화 ‘블랙’이 생각났습니다. 기억을 되살리려 검색해보니 블랙이라는 영화의 포스터가 스승과 함께 눈을 맞는 주인공의 모습이었습니다. 그 모습이 꽤나 강렬했었나 봅니다.

장애로 말을 하지도, 듣지도, 보지도 못하는 주인공이 스승의 헌신으로 대학까지 졸업하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주인공이 몇십년을 노력해 겨우 대학입학시험까지 보게 됩니다. 면접에서 주인공은 질문을 받습니다.

“왜 공부를 하려고 하는거죠?”

냉정하게 보더라도 주인공이 공부해도 개인적인 성취는 몰라도 사회에 도움되는 업적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다른 학생을 제치고 왜 한계가 뚜렷해 보이는 학생을 선발해야 하는지를 묻는 장면입니다.

주인공은 대답합니다.

“당당히 독립적으로 살아가기 위해섭니다.”

대학에 입학한 뒤 도서관에 있는 주인공이 말합니다.
“새로운 세계의 문이 활짝 열렸습니다.”
스승은 주인공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살아있는 한 넌 계속 공부할거야”

한 사람의 인생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습니다. 이기적이라는 표현과는 다른 의미로 우선 자신의 세계가 열리고 그 세계를 좀 더 넓게 알아가는 것 만으로도 의미가 있습니다. 어차피 들러리이고 주인공이 아니니 적당히 살아가라는 조언처럼 무책임한 것도 없을 겁니다. 그러나 매일 새벽 첫차를 타고 하루를 시작하면서 고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하루하루 더 넓은 세계를 볼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 어쩌면 사회의 존재이유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비슷한 표현으로 사람마다 죽기 전까지 그리는 원의 크기가 제각각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한사람이 죽을 때까지 조금이라도 더 큰 원을 그릴 수 있도록 노력하도록 해야 하고, 그에 관한 동기를 부여해주는 것이 사회의 책무입니다.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기 전부터 들여놓은 다음에도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저라는 사람이 정치인, 지도자가 되었을 때 과연 어떤 사회가 만들어지는지에 관한 질문입니다.

일관되게 고수하고 있는 대답은 “패자부활전”입니다.

낙오되고 뒤쳐졌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다시금 동기부여를 받고 노력하는 사회가 되길 바랍니다. 그래서 누구든 사회구성원으로서 조금이라도 더 큰 원을 그리고 있는, 모든 사회구성원이 제각각 자리에서 조금씩이라도 더 발전하는 사회가 만들어지길 바랍니다. 그래서 낙오자라는 낙인없이 언제든 다시 부활할 수 있는 사회구성원으로 평가받는 사회, 결국 모든 사람이 사회구성원으로서 대오를 구성하는 사회가 되길 바랍니다.

어려웠던 어린 시절이 지나고 제법 살림이 나아졌을 때쯤 IMF가 왔었습니다. 제가 옆에서 지켜보기에도 아버지에게 출구라는 것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 힘든 시간이 다시 찾아왔었습니다. 매일 아버지가 자살이라도 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학교에서 돌아오면 안방에 우두커니 앉아있는 아버지부터 찾았던 시절이었습니다.

어느땐가부터 새벽마다 아버지가 사라지셨습니다. 밤 늦게 돌아와 주무시면서도 매일 새벽 일찍 사라지시는 아버지는 매일 트럭으로 광주와 창원을 2번씩 왕복하시면서 장사를 하셨습니다. 2년 넘게 같은 생활을 하다보니 차츰 집안상황이 호전되기 시작했습니다.

다행이지만, 당시 보다 체계적인 부활시스템이 있었다면 제 가정과 비슷했던 상황의 가정들이 좀더 쉽게, 좀더 많은 수가 안정을 찾을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최근 광주를 관통하는 복지문제와 대선 정국을 앞두고 제시되는 기본 소득 등 제반 정책들도 위와 같은 관점에서 고민되고 평가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최근 들어 많이 듣는 다른 질문은 “계속 정치를 할거냐”는 질문입니다.

계속하겠습니다. 현재 제 상황에서 좀더 발전하도록 돌아보고 노력하고 공부하겠습니다. 역량을 키우고 성장해서 앞서 말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포기하지 않고 각자의 원을 그려나가는 당신을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저에게도 많은 응원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