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멀어지는 일본과 한국 관계 -반일감정 부추기는 일본 아베의 속내

일본정부와 아베 총리의 정치적 속내가 점차 노골화되고 있다. 지난 7월 4일 일본정부는 한국을 상대로 스마트폰과 텔레비전 등에 사용되는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핵심원료를 생산하는 일본 기업들에게 사용목적과 방법을 적은 서류와 무기용으로 사용되지 않는다는 서약을 정부에 제출하도록 조치했다. 이 기업들이 신청을 하고 다시 일본 정부로부터 허가가 나오는 데 90일 정도 소요된다고 한다. 한국을 겨냥한 ‘수출규제’인 셈이다.

당연히 한국 정부는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것을 포함한 다각적인 대항조치를 준비하고 있다. 일본 정부의 실제 속내는 한국의 문재인 정부가 ‘화해, 치유재단’ 해산 등기를 완료한데 대한 보복성으로 보인다. ‘화해, 치유재단’은 과거 박근혜 정권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매듭 짓는다는 조건으로 일본으로부터 받은 10억 엔으로 설립된 재단이다. 당연히 국내 일본군 위안부 피해단체를 비롯한 시민사회는 이 재단의 설립을 반대하였고,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18년 9월 미국 뉴욕에서 만난 아베총리에게 “위안부 피해 할머니와 국민의 반대로 이 재단이 정상적인 기능을 못하고 고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재단을 해산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그리고 최근 이 재단의 소관부서인 여성가족부가 재단 해산 등기를 완료하였다.

이와 함께 더 직접적인 계기는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이었다. 이 또한 전 박근혜 정권 당시의 양승태 대법원장의 구속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이 배상판결은 너무나 당연한 결과였다.

이런 한국에 대한 일본의 보복조치의 시기 또한 절묘하다. 지난 6월 28일과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개최된 G20 정상회담은 세계사적인 ‘남북미 정상들의 판문점 만남’에 그 빛이 많이 가려진 상황이다. 세계 정상 20명이 모여 세계경제와 무역, 불평등 해소 및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세계의 실현 등을 의제로 한 회담의 분위기가 한반도의 판문점 남북미 정상 회동으로 세계의 이목이 옮겨진 시점에 일본 정부의 보복조치가 발표된 것이다. 단순히 우연으로만 넘기기에는 너무나 절묘하다.

그러나 더 근본적인 문제는 다른 데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인 것 같다. 일본의 정치권에서는 한국에 대한 ‘혐한 분위기’를 조성함으로써 이달로 예정된 일본의 참의원 선거에서 일본사회의 우익의 결집을 도모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보는 시각도 적지 않았다. 자국의 기업들에게도 적지 않은 손해가 있을 것을 빤히 알면서도 이와 같은 보복조치를 강행하는 속내가 다분히 국내외 정치적 상황을 고려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본의 우익정권다운 모습이다. 구태여 독일의 과거사에 대한 철저한 자기반성과 비교할 가치도 없지만, 일본의 우익정권인 아베총리와 자민당은 자신들이 과거 동아시아에서 자행한 그 엄청난 만행에 대해 단 한 차례도 진정어린 반성과 사과의 입증 내놓지 않았다. 적반하장으로 자신들이 저지른 죄가에 대해 상대국들의 법원 판결을 악용하거나 피해당사자들인 위안부 할머니들의 고통마저도 자신들의 정치적 이해를 위해 십분 활용하는 모양새다.

여기서 또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는 1965년 6월 22일의 한일굴욕 외교협정이다. 그 자세한 내용은 이미 알려진 바이니 여기서 새삼 확인할 필요는 없겠지만 그때 받은 배상금의 상당액이 당시 공화당 창당자금으로 유용되었다는 것은 한번 쯤 되새겨봐야 할 일이다. 이와 비슷한 일이 박근혜 정권 당시 위안부합의의 대가로 받은 10억 엔이고, 결국 그 돈으로 설립된 화해, 치유재단은 국민의 반대에 부딪쳐 아무 역할도 못하고 해산에 이르게 된 것이라면 너무 지나친 이야기일까?

일본의 아베정권은 아직도 자국이 저지른 과거의 전쟁범죄에 대해서는 침묵하면서 때로는 돈을 앞세워 과거를 지우려 하거나 때로는 경제를 앞세워 상대 국가들에게 보복을 서슴지 않고 있다. 이런 일본에게 굴욕적인 협정과 합의를 ‘불가역적’이라는 수사까지 붙여가며 들어주는 역대 정치권력 또한 지금 대한민국 정치권의 한 축임을 환기해야 한다. 일본 우익의 ‘혐한 분위기 조성’이 7월의 참의원 선거와 무관하지 않다면, 한국 우익의 내년 4월 총선을 겨냥한 ‘종북몰이’는 이미 오래 전부터 진행되고 있다. 심지어 문재인 대통령의 이번 남북미 판문점 정상회담까지 비아냥대면서.